천주영 [파란불] 처음 이 길에 발을 내디뎠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반짝이는 노랫말에 이끌려 안전문을 박차고 나섰던 그때를요. 눈앞에 펼쳐졌던 그 빛깔들은 너무도 특별해서
 나를 신비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미지의 어둠 속에서 피어난 푸른 불꽃을 처음 본 듯했죠. 그 불꽃 앞에서, 치러야 할 대가들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어떤 것들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보상이 되니까요. 그날 이후, 그 불꽃은 나를
 반듯한 도시가 아닌 울창한 숲으로,
 따뜻한 한낮이 아닌 서늘한 새벽으로,
 단단한 땅이 아닌 끝없는 바다로 이끌었습니다. 작은 실패에 무너지고, 무너진 나를 미워하고,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은 무력한 밤들을 지나며 제일 두려웠던 것은, 다름 아닌 무감각이었습니다.
 이 간절함마저 잃어버린다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언제고 성실하게 밝아오는 아침과
 성실하게 공급되어지는 사랑으로 이 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아직도 길의 입구를 막 지난 정도일 테지만,
 지금쯤 돌아봅니다. 처음 그날을, 그 순간을.
 그날의 찬란함 앞에서 가졌던 무모한 용기를.
 겁 많던 나를 불나방으로 만든 그날의 반짝임을. 그리고 여쭙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도 그 파란 불꽃을 보셨습니까? 사랑이든, 사람이나 꿈이든, 조국이나 새로운 세계든, 그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처음 마주한 그날의 아름다움이 당신에게도 다시 떠오르기를, 그 기억이 당신의 삶 속에 지금, 작은 숨 쉴 틈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4년 9월 30일 천주영 드림 [Credit] 1. 단순했던 시작 (feat. 양기훈) (A Simple Beginning) Composed by 천주영 Lyrics by 천주영 Arranged by 천주영 Vocal 천주영, 양기훈 Piano 천주영 2. 파란불 (Blue Light) Composed by 천주영 Lyrics by 천주영 Arranged by 천주영 Vocal 천주영 Piano 천주영 String 천주영 Synthesizer 천주영 3. 너를 안고 집으로 (Holding You, Heading Home) Composed by 천주영 Lyrics by 천주영 Arranged by 천주영 Vocal 천주영 Chorus vocal 천주영 Acoustic Guitar 천주영 Synthesizer 천주영 Mixed by 양기훈 @gihun_yang_ Mastered by 양기훈 @gihun_yang_ Recorded by 양기훈 천주영 Producer 천주영 M/V Director 천주영 Artwork 천주영 Special Thanks to 파파, 양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