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일본의 유녀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잘라서 보냈다고 한다. 술과 몸을 함께 파는 직업이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연인이 진심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합니다. 이 마음이 거짓이라면 주먹으로 만대를 맞고, 바늘을 천개까지 삼키겠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약속을 할 때 새끼손가락을 거는 이유라고 한다. 바늘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실낱 같은 희망과 희박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바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니까.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려 할 때, 모래사막에서 그것을 찾을 때. 바늘이란 찢어지거나 단절되어 버린 것을 다시 돌려놓는 도구라는 점에서, 만회의 가능성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런 바늘을 천개나 갖고있었으면서 왜 그것으로 손가락을 다시 붙일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걸까? 그럴 자격이 없다고 여겼던 걸까? 그 유녀는 바늘을 삼키기 이전에 어떤 가능성들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아야만 했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날 수도 있을 가능성에 대해, 모래사막 한가운데서 방황하다가 쓰러진 눈앞에 바늘을 마주칠 가능성에 대해, 바수어져 버린 꿈을 다시 찾게 될 가능성에 대해, 자신이 이미 용서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한번 잘려 나간 부분은 예전과 같아질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는 다시 제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현(Hyun) – 바늘 [Credit] Composed by. 현(Hyun) Arranged by. 현(Hyun) Lyrics by. 현(Hyun) Mixing & Mastering by. 현(Hyun) Photo by. So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