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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순수와 성장의 공존 '재주소년'의 두번째 방문 [Peace] 소년들이 돌아왔다. 첫 번째 앨범이 나온 지 2년만에 돌아온 그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어느새 훌쩍 자라버렸다. 재주소년의 1집은 2003년 음악계에 빛과 같은 존재였다. 혼탁한 매연 가득한 도심에 천연기념물이 등장한 것처럼 사람들은 깜짝 놀라 환호했다. 디지털 시대, 속도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21세기에 이토록 따뜻하고 깨끗한 감성의 음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과도 같았고, 혹 거칠게 만지면 다칠 것 같아 수많은 팬들은 재주소년의 음악을, 재주소년의 CD를, 재주소년 자체를 소중히 간직해왔다. '귤','눈 오던 날','명륜동','간만의 외출' 등 수록곡 대부분이 사람들의 귀에서 귀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그들은 인디음악으로서 기념비적인 앨범 판매와 성공적인 공연 행진, 왕성한 방송 출연 등을 이어갔고, 단 한 장의 앨범을 낸 아티스트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리고 그 수많은 팬들이 기다려왔던 두 번째 앨범이 드디어 세상에 수줍게 얼굴을 내보인다. 재주소년을 아끼던 사람들은 그들의 두 번째 앨범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내비치곤 했다. “‘소녀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소년적 감수성’이란 한 번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 “두 번째 앨범이 첫 번째 앨범의 재탕이 된다면 사람들은 싫증낼 것이다.”는 가시 돋힌 우려의 말들이 그들의 주변에서 가끔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박경환, 유상봉 두 소년은 대꾸하기보다는 선승의 미소와도 같은 미소로 그윽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내민 두 번째 앨범엔 그 깊은 호수와 같은 평온함과 자신감의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집을 처음 들었을 때 느껴지는 첫 느낌은 이들이 음악적으로 보다 다양한 문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것이다. 1집이 정적인 포크 위주였다면, 2집은 그것을 중심으로 모던록적인 요소와, 일렉트로니카적 요소, 사이키델릭적 요소 등을 자유자재로 맛깔 나게 버무려내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느껴지기는커녕, ‘좋은 것은 틀에 갇히지 않고 취한다’는 여유가 보인다면 너무 큰 칭찬일까. 물론 ‘재주소년의 음악’은 여전히 ‘재주소년의 음악’이니 골수팬들이여, 걱정할 필요 없다. 70, 80, 90년대를 관통해 2천년 대까지 이어져온 한국 포크의 순정한 감성을 이번에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소박하면서도 우리 맘 속 깊은 곳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그들의 음악과 가사는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학창시절의 반짝이는 모멘트를 절묘하게 포착한 '이분단 셋째줄'이나, 성장하는 소년의 자아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세계', ‘재주소년표 포크록’이란 무엇인가를 확고히 한 '방갈로' 등은 1집을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를 예감케 하고, 실험적 시도가 빛나는 '루시아나', '여름밤' 등은 진지하고 독창적인 뮤지션으로서 재주소년을 다시 보게 만든다. 요컨대 재주소년은 이번 두 번째 음반에서, 순수한 감수성을 더욱 가다듬고 음악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벅찬 성과를 이뤄 낸 것이다. 훌쩍 자란 두 소년이 우리를 다시 방문했다. 그들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어린 시절의 우리 모습임과 동시에, 우리와 함께 이 세상을 살고, 나이 먹어 가는 우리의 동료이기도 하다. 우린 어쩌면 그들이 마냥 소년이기만 했어도, 혹은 갑작스레 어른이 되어버렸대도 괜시리 시기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지혜로운 소년들은 우리의 얄궂고도 복잡한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변치 않는 감성을 가슴에 안으면서 동시에 성장해주었다. 그것이 고맙고, 즐겁다. 재주소년의 앞으로의 여정이 믿음직스러운 것도 역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