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歌曲
- 时长
简介
원을 보며 그 선을 따라 빙글빙글 시선을 돌리다보면 어지럼이 심하게 느껴진다. 이렇듯 원은 어지럼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원은 계속해서 돌아가는 삶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든다. 익숙한 희비의 반복적 순환은 실로 어지럽기 짝이 없지만, 삶 속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선의 EP 『동그라미』는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상실감을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의 이미지를 통해 노래한다. 하지만 그 감정에 심하게 매몰되지 않고 담담한 관조자의 태도를 유지한 채 나지막이 읊조린다. 새들의 지저귐이 깔리면서 시작되는 첫 곡 "이별의 먼지들", 차분한 기타라인이 멜로디를 이끌어가는 "동그라미", 사이키델릭한 어쿠스틱 라인이 돋보이는 "생각", 느슨한 분위기 위에 칼림바 소리가 깔리며 영롱하고 몽롱한 분위기를 만드는 "너의 의미", 친근한 멜로디로 긍정을 부르짖는 "희망의 멜로디" 등,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느림과 담담함이다. 굴곡진 인생의 순환을 겪어내고 거리를 둔 채 관망하는 자의 느릿한 복기. 하지만 빙빙 돌면서도 천천히 상승하는 스프링처럼 끝내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의지. 힘을 뺀 자연스러운 사운드는 이 모든 모습을 천천히 스케치해 나간다. 그래서『동그라미』는 영혼의 가벼운 산책을 함께 해주는 맑은 이웃 같은 음반이다. - 글 : 구일삼 Written, Recorded, Mixed and Produced by NASUN Mastered by Alex Gordon at Abbey Road Studios Artwork and Design by NANURI â"' 2021 SUNNA Rec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