简介
김두수가 돌아왔다! 김두수의 '자유혼(自由魂)' 즈음하여... 80년대 후반의 국내 음악계를 인상깊게 짚어간 가수가 있다. 심야 음악 프로에서 그의 노래를 접한 사람들은 그의 노래가 주는 신비함에 중독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애호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직접 본 이들은 많지 않다. 황학동이나 남대문 회현상가에서는 그의 음반이 10~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토속적이고 독특한 음률 위에 전위적 색채마저 느끼게 하는 신비한 목소리. 그의 신보 발매 소식을 접하는 것은 마치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옛날 경전(經典)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것만큼이나 가슴 떨리는 일이다. '꽃묘-시오리길 II', '약속의 땅', '보헤미안' 등으로 알려진 김두수의 새 앨범이 11년 만에 발표된다. 과거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는 가요계에서조차 알려지지 않는 주변인의 생활을 고집했다. 물론 80년대 언더그라운드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김두수, 이성원, 곽성삼을 80년대 언더그라운드 포크의 3인방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했기에 많지 않은 매니아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자유'와 '평화'는 그가 보헤미안의 삶을 살면서 이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희망의 원천이다. 1990년 병상에서 제작된 세번째 앨범의 힘겨운 목소리는 그런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갈구가 녹아 있다. 형태와 목소리의 변화는 있더라도 그의 음악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유혼' 앨범을 통해 역시 그는 사람들이 평화를 찾아 나서는 작은 여행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순서상으로는 네번째 앨범이지만, 그는 이번 앨범을 데뷔 앨범으로 여기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날의 거친 습작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한 채 좀더 깊어진 강과 같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더욱이 80년대를 풍미했던 김효국(하먼드올겐), 정유천(일렉기타), 손진태(일렉기타), 김광석(어쿠스틱기타), 신성락(아코디언) 등의 일급 세션들과의 만남으로 음악적 성취도가 한층 깊어졌다. 이번 앨범 중 '들꽃'의 녹음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스튜디오가 아닌 강릉 외곽의 산속에 있는, 방음이나 차음이 되지 않는 dome 형태의 구조물 안에서 더빙 없이 곡이 녹음되었다. 여기에는 믹서, 이펙터 등이 사용되지 않았다. 단지 고감도 소형 마이크 두 개와 나그라(Nagra)라는 휴대용 아날로그 릴테입 녹음기만이 사용되었다. 악기도 어커스틱 기타 세 대와 신서사이저, 하모니카 뿐이다. 김두수의 노래를 자연 속에서 듣는 듯한 독특한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두수의 신비스런 비브라토, 공기의 입자감을 느끼게 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독특한 뮤트 사운드.. 클래식 기타의 트레몰로..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이번 앨범의 컨셉을 투명하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품이다. 대중적으로는 '기슭으로 가는 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쾌한 어쿠스틱 리듬 기타에 낮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찰랑거리는 물결처럼 아코디온이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마치 돛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강기슭으로 향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추억을 떠올리려는 듯 간간이 뿌려지는 손진태의 일렉기타 연주 또한 일품이다.특이한 것은 이번 앨범이 국내에서는 이미 90년대 중반에 생산이 중단된 LP로 먼저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365매의 소량으로 한정 발매되는 것이지만 지난날의 김두수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뜻으로 기획되었다. CD 역시 LP의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 일일이 수가공하였단다. 또한 일본어 가사도 수록하여 이웃 일본의 매니아들이 좀더 용이하게 그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김두수. 우리는 그가 안내하는 이 짧은 여행길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이 작은 여행길에 오르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음악을 지켜내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리라 믿고 싶다. Discography 1986년 : '귀촉도' (킹레코드) 발표. 1988년 : '약속의 땅' (동아기획) 발표. 1991년 : '보헤미안' (현대음향) 발표. 2002년 : '자유혼' (제작사:리버맨 뮤직, 발매사:드림비트) 발매 예정. 동호회 http://cafe.daum.net/kimdoosoo 1991년 1월 핫뮤직 기사 김두수 김두수. 그가 우리의 마음에 세번째 노크를 해왔다.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작가 같은 분위기, 까만테 안경과 바바리코트를 입은 모습. 좀처럼 자신의 생각을 말로하고 싶어 하지 않는 그의 태도엔 겸손함과 소박함이 배어 있었다. 1980년 무렵부터 다운타운 가의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를 해온 그는 1986년 6월에 킹 프로덕션에서 앨범데뷔를 하였다. 당시로서는 그의 가사가 문제성이 있다는 심의위원회의 판정 때문에 그는 전면개작을 요구 당하기도 했다. 데뷔시절 그의 어려움은 이것뿐 만은 아니었다. 음악보다는 프로덕션의 사업에 좌우되는 방송기관의 편파적 상업성과 활동의 제한등에 더욱 실망한 그는 한때 노래를 그만두기도 했었다. 1988년 1월에 나온, '약속의 땅', '꽃묘' 등을 담은 두번째 앨범은 언더그라운드에서 다시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나빠진 그의 건강으론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약속의 땅'은 묘한 뉘앙스로 인해 곡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성서 속의 약속의 땅도, 이념적인 의미도 포함하지 않은 이상향의 땅이다. 곡목에서 풍기는 이념적인 면에 대해 그는 자신의 음악에는 이데올로기는 없다고 한다. 인도철학에 관심이 있었던 김두수는 1년여의 휴식 후 1990년 11월에 동아기획에서 월촌기획으로 옮겨서 2개월간의 녹음기간을 들여 세번째 앨범을 완성하였다. 오래 전부터 그가 생각해온 사운드를 형상화한 이번 앨범엔 '보헤미안', '햇빛이 물에 비쳐 반짝일 때' 등의 8곡이 담겨 있다. 쟝르에 구속되지 않고 그가 좋아하는 강, 햇빛 등의 자연, 물을 소재로 주 테마는 전쟁의 반대 개념이 아닌, 마음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평화로운 명상이라고 한다. 목소리를 하나의 어쿠스틱 악기로 이용하여 전위적인 면과 그것의 한계를 실험하였고, 자켓은 그의 두번째 앨범부터 맡아서 그려준 어떤 화가의 작품이다. 이번 것은 두번째 앨범의 진흙과 기타줄 여섯 가닥으로 만들어진 꽃에서 나무로 성장했다는데, 아마도 다음 것은 숲쯤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대구가 고향인 김두수는 어린시절엔 동요작곡으로 음악 선생님을 놀라게 하기도 했단다. 절대음감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그가 전형적(?) 경력인 집을 나와 음악생활을 했던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음악이 의미하는 것은 곧 삶의 증거이다. 새 앨범을 계기로 그는 이제까지의 소극적인 라이브 활동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하는 한 어느 무대에라도설 작정이란다. 팝화되어 가는 우리음악의 현실에서 외국음악의 병폐는 심각하다. 우리의 음악이 잠식 당한다는 면에서도 그렇지만 더욱 간과할 수 없는 일은 외국 것에 대한 몰이해가 낳은 사대주의적 시각이다. 음악을 듣는 이들의 우리노래에 대한 편견과 앞뒤 가리지 않고 가차없이 휘두르는 칼날이 그와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동안 외면되어 온 그의 주목한 만한 음악성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주리라 믿는다. 우리는 그의 두드림에 문을 열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