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아리 크루의 ‘Rogito (로지토)’, 데뷔 싱글 [R.] 발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힙합은 메인스트림 음악 씬 중심부에 자리를 확고히 잡게 되었다. 그러나 힙합이 정말 온전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리를 잡은 걸까. 시장이 커질수록 래퍼들은 귀를 잡아 끌거나 가볍게 소비하고 쉽게 공감대를 건드릴 수 있는 음악에 주력하게 된 게 현실이다. 그러는 사이 힙합이 수행하곤 했었던 어떠한 역할들은 망각 속에 빠져갔다. 그리고 그 망각의 역사의 흐름 반대편에, 'Rogito'가 서있다. 'Rogito'는 자신이 속한 크루 ‘주둥아리’ 내에서 가장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한편, 가장 시사성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아티스트이다. 지난 4월 공개한 믹스테잎 [밀고자]를 통해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 위안부 문제 등을 비롯해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하고 반인륜적인 사태들을 트랙 위로 불러오며, 한 명의 MC로써 구별되는 존재 가치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이니셜인 [R.]을 걸고 나온 이번 싱글에서, 'Rogito'는 믹스테입에서보다 몇 배 더 탄탄해지고 유려해진 래핑을 보여준다. 그는 양산되어가는 래퍼들 사이로, 음악에 임하는 자신의 태도와 정신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그의 첫 명함을 내민다. [Credit] Produced by 96 Mixed by Planet Mastered by Pl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