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OLAM LP> 는 세상이라는 특정 스테이지에서 이루어지는 스탠드업 코미디 같은 앨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령은 인간으로써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이 아닌 존재로써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거칠지만 침착한 톤으로 들려줍니다. 모든 것을 통달한 듯 조심히 읊조리는, 차갑도록 침착하고 감정이 정제되지 않은 듯한 랩이야말로 유령이 갖춘 코미디 요소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앨범이 주는 중요한 서사입니다. 라마즈는 프로듀서로써의 색감을 드러내기 보단 유령의 랩을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전달하는데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복잡하게 엉킨 거친 샘플 덩어리 대신 조금 더 원색적 힙합 음악이 주는 희열에 초점을 맞춘 프로듀싱으로 앨범을 구성했습니다. <THE YOOLAM LP>는 분명 친절하지 않은 앨범입니다. 가사는 모두 영어로 되어있고 그 흔한 피쳐링 한 명 들어가 있지 않으며 같은 톤으로 일관된 유령의 랩, 우중충한 무드의 비트들... 모든 요소들이 분명 즐거운 힙합 음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트랩, 드릴 음악도 아니고 오히려 90년대 구닥다리 사운드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서는 '힙합' 이라면 흔히들 떠올리는 큰 청바지와 스트리트 컬쳐의 90년대 부흥기를 느낄수 있는 청각적 재미와 흥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