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하게 살이 오른 음악, "생생"하게 다시 부르는 노래, 나무자전거의"통生통死" 올 한 해가 끝나기 전, 세 번째 콘서트를 준비중인 나무자전거가 낯설고도 익숙한 노래를 들려준다. 차안에서, 길 위에서, 또 다른 어딘가에서 흐르는 노래를 몇 소절 듣는 사이 어느새 흥얼흥얼 함께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낯선 새 노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는 노래였구나, 그런데 느낌이 참 다르구나~ 탄복할 때가 요즘은 자주 있다. 이는 가요계에 꾸준히 불고 있는 리메이크 바람 덕분인데, 좋은 옛 노래를 다시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고마운 계기가 되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같은 장르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운 한계를 느끼게도 해왔다. 그런 와중에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장르를 파괴하면서'통통'튀는 따끈따끈한 리메이크 앨범을 만나게 되었다. 강인봉, 김형섭의 나무자전거가 12월 중순 선보이는'통生통死'라는 이름의 앨범 속에는 트로트, 댄스, 랩으로 알려진 노래들이 보사노바로, 락으로, 포크로 변신하여 우리의 감각을 색다르게 자극한다. 두 사람은'자전거 탄 풍경'시절에도'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라는 앨범을 통해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엔 발라드와 댄스곡을 포크로 열심히 리메이크 했었다면, 이번 앨범의 경우 트로트 곡들을 중심에 놓고 더욱 다양한 장르로의 외출을 시도했다는 점이 또 한 번의 신선한 시도와 성장을 증명해 주고 있다. 보사노바풍의 리듬을 타고 수줍고 여린 하모니카와 기타 소리 사이사이 감미롭게 들려오는 멜로디는 너무나 뜻밖에도 김수희의 '남행열차' 무심히 흘려들었던 가사가 유유자적한 여백을 틈타 귀를 파고드는데, 이 얼마나 우수 어린 마음인지 전엔 미처 몰랐다. 그런가 하면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샤우트 창법으로 불러본 태진아의 '미안 미안해'는 또 어떤가. 70~80년대의 Hard Rock으로 씩씩하게 변신해 버리고 말았다. 나훈아의 '사랑'과 '당신의 의미'는 기타의 선율을 사뿐이 밟고 포크 발라드로 세련되게 소개되며, 주현미의 '짝사랑'은 Blues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기타와 보컬이 산책하듯 호흡을 맞추고 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듣는 순간이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접목시킨 아름답고도 강렬한 편곡이 애절한 영화 한 편을 보여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는 20대 남녀가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듯한 경쾌한 느낌을 담기 위해 Tropical Sound로 재구성되었다. 이 밖에도 크라잉 넛의 '밤이 깊었네', 이효리의 '10minutes'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 조PD와 인순이의 '친구여' 등이 기대하지 못했던 통통하게 꽉 찬 기쁨을 선물한다.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강인봉이 들려주는 Accustic한 분위기의 랩을~ 나무자전거의 '통生통死'에 실린 11곡은 12월 중순의 앨범 발매 전 12월초부터 Juke on을 통해 on line으로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11월, 3일 간의 중국 상해(上海) 콘서트를 마치기 무섭게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는 부지런한 나무자전거는 올해가 끝나기 전 또 하나의 큰 무대를 위해 연습에 몰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