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누군가, 무언가, 그리고 그녀 자신에 대한 생각. 수인 첫 미니앨범 [THOUGHT]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이 먼저 필요하다. 작정하고 앉아서 하는 생각이든, 길을 걷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든, 그것은 하나의 작품을 시작하고 끝내기까지 수도 없이 반복되고 확장되면서 그 작품을 만들어내는 도구이자 수단이 된다. 수인의 첫 번째 미니앨범 [THOUGHT]는 지금까지 그녀가 떠올린 셀 수없이 많은 생각들 중에서 가장 들려주고 싶었던 네 가지의 생각을 담았다. 그 중 타이틀곡인 ‘그대만 한 사람’은 그녀의 곡 중 드물게 속도감이 느껴지는 곡으로, 지난해 6월 첫 정규앨범 [살아있는 거리]를 발표하고 12월 싱글앨범 [먼저 말할게]로 활동 중인 가수 오은영이 불러, 밝은 듯 보이나 마냥 밝지만은 않은 곡의 어려운 느낌을 잘 표현해주었다. 이 곡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곡을 쓸 당시 그녀는 솔로였으므로 상상 속 연인인 그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녀가 음악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지지해준 고마운 ‘그대들’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특히 가사 속 ‘경진씨’는 ‘퇴근하고 싶은데 아직 아홉 시라니…’라고 말을 한 이이며, 동명이인인 실제 그녀의 지인들이다. 주목할 점은, 가사 속에서 그녀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나열한 부분이다. ‘상처가 많고 걱정도 많으며 다소 거친 말투를 가진, 세상이라는 높은 벽이 힘들기만 한 겁쟁이’인 수인은, 그녀의 ‘그대들’에게 말하고 있다. 상처투성이에 나약한 사람이라 그대들이 필요하고, 그대들을 원하며, 자주 볼 수 없기에 멀리서나마 그리워하고 보고파 한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두 번째 신곡이자 세 번째 트랙에 수록된 ‘풀잎의 노래를 들어봐’는 녹음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최설빈양의 풋풋한 목소리로, 어느 날 마주한 작은 풀잎에 대한 생각이었다. 어느 여름 새벽, 몰아치는 폭풍우를 이겨내고는 바람도 없는 곳에서 이슬인지 빗방울인지 자기보다 큰 물기를 안고서 떠오르는 태양에 반짝이던 풀잎을 보았다고 했다. 그 곳엔 아무도 없었고, 더웠고, 숨이 찼다고 했다. 한참을 걷다가 숨을 고르면서 그 풀잎과 마주했다고 했다. 자기 같았다고. 작고, 힘없고, 외로워 보였지만 풀잎은 반짝이고 있었다고 했다. 운동을 마치고 내려가면서 깨달았다고 했다. 풀잎이 반짝이던 이유는 검은 하늘과 거센 비바람을 이겨냈기 때문이란 것을. 그리고 다짐했다고 했다. 나도 반짝이는 사람이 되어보겠노라고. 이 곡은 ‘산을 오르다’를 부른 조민휘와 함께 ‘일상다반사’라는 팀으로 제24회 유재하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바 있는 윤유진의 피아노 연주가 작은 풀잎의 다짐에 따뜻함을 더해주고 있다. ‘산을 오르다’는 싱글앨범 발매 시 언급했듯이 방송인 김제동의 등산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쓴 곡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제동이 등산을 좋아하는구나’에서 끝나지만 그녀는 그 순간 ‘저 사람은 수도 없이 산을 오르내리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된 노래이다. 그에게도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문득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평소 방송에서 그를 보며 느낀 점들을 숲과 책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와서는, 대부분 같은 이유로 만나고 헤어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푸른 숲은 결국 가시덤불로, 호기심 가득했던 두꺼운 책은 읽어도 읽어도 계속 같은 자리인 듯이 지겨운 책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 곡은 우리나라 최고 연주자인 베이시스트 신현권, 드러머 신석철, 그리고 요즘 가장 핫한 연주자인 기타리스트 정수완의 연주로 첫 번째 싱글보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곡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 노래에는 이 곡에 가장 어울리는 보컬 조민휘가 조금 더 성숙하고 깊어진 톤으로, 이별이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흘러버린 시간 속에서 갑자기 생각난 과거 어느 시점에 대한 공허함과 무의미함을 다시 한 번 표현해주었다. ‘Happy Birthday to U’는 재수록곡이다. 여자 ‘수인’은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고백을 겁내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이 움직이면 시간을 두고 보다가 먼저 고백하는 편이다. 이 곡의 내용은 오랜만에 한 고백이 너무 급해서 벌어진 상황이 하필이면 상대방의 생일이었던 것. 마음이 갔지만 오지는 않았다. 어색한 생일축하 통화 후 세차게 이불킥을 하다 말고 써내려 간 곡이다. 세 번째 싱글음반이었던 이 곡은 수인의 목소리로 직접 부른 곡이어서 애착이 가는 곡이기도 하고, 녹음을 함께한 연주자들이 모두 그녀의 학교동기들이었기에 합주할 때의 재미있었던 추억이 깃들어 있어 미니앨범에도 수록되었다. 앨범은 전곡 수인 작사, 작곡, 편곡이며 프로듀싱도 직접했다. 유래 없는 추위만큼이나 냉담한 사람들로 가득한 이 계절에 이 앨범을 들으며, 누군가를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따뜻한 시간이 되어 봄을 생각할 여유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