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한국 펑크의 살아있는 전설 RUX의 2018년 EP 음반 [ Night Of Concrete Zoo ] 콘크리트 동물원의 밤 각종 방송 출연 현수막을 빼곡하게 걸어두고 대로변에서 영업을 하는 맛집들이 있는가 하면, 골목 안쪽에서 시대와 유행을 타지 않고 한결같이 맛있는 진짜베기 맛집들이 있다. 96년 결성 이후 한결같은 펑크락 넘버들로 간혹은 아주 크고 또는 아주 작은 베뉴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시대나 인기, 대세에 연연치 않고 스스로의 애티튜드를 꾸준하게 지켜온 펑크밴드가 럭스이다. 최근 세계적인 디자이너 '바조우'나 랩퍼 '나플라'등 세계 시장에서 획을 긋고 있는 유명인들이 스스로가 좋아하는 뮤지션을 말할때는 조용하게 RUX를 언급하는것도 결국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숨겨진 맛집' 이라는 느낌에 한층 힘을 더 실어준다. 미디어의 예쁜 포장으로 만들어진 이미테이션 반항이 아닌, 다소 투박한 반사회적인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 그 자체. 겉으로만 번지르하게 유행하는듯한 서브 컬쳐를 운운하는 혹자들과는 다르게 20년이라는 세월이 넘도록 스스로의 레이블, 공연장, 타투샵, 브랜드 (Skunk, Unionway, Bad Hands) 등을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는 럭스는 지금 이순간에도 대중 문화의 선구자들이 되고 있는 이들에게 '진정성'과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얼터너티브를 제시하고 있다. [ Track List 및 수록곡 소개 ] 1. Flash (작사: 원종희 / 작곡: 원종희 / 편곡: 럭스) 원종희의 허스키하면서 시원스러운 목소리와 웅장하면서도 빈티지한 기타 디스토션이 합쳐지며 듣는이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럭스의 사운드는 이번에도 여전하게 명불허전, 펑크락 사운드의 모범을 보여준다. 그와중에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상황, 난폭한 운전자가 욕을 하고 지나가도 여유롭게 웃는 이들의 실생활을 이야기 한다.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가사 속에 '모두들 영화속의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다지만 사실 우린 이미 모두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가장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 않을까.' '진실을 바라봐, 다소 아프더라도, 우린 극복할 수 있어.' 대략 이런 아름다운 메세지가 담긴 '좋은 곡' 플래쉬. 2. 콘크리트 동물원의 밤 (작사: 원종희 / 작곡: 원종희 / 편곡: 럭스) 본 음반의 타이틀 [ Night Of Concrete Zoo ]을 직역한 곡. 한 여름밤, 술집들과 클럽들이 빼곡하게 자리잡은 번화가를 연상케하는 이 곡은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에너지에 대해 노래한다. 납부 기한 지난 봉투 안의 고지서 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바깥으로 이끌려 거리로 나가 아무런 목적 없이 건배하고, 취기와 함께 영원히 사라져 버리고 싶음을 상상하는. 불안하고, 근질거리고, 미칠것 같고, 뭐라도 저질러버릴것 같은 청춘과 영원히 사라지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람 동물원의 시끄러운 밤을 노래한다. 3. Get out of my way (작사: 원종희 / 작곡: 원종희 / 편곡: 럭스) 함부로 담기 어려운 욕설이나 부적절한 단어들을 이렇게까지 적절하게, 혹은 찰지게 노래로 만들어 버리는 싱어송 라이터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덤벼라 덤벼 이 *** ****들아'나 '그딴것 다 상관 없어' 등에서 보여준 과격한 단어들에 이어 이번에는 '뒷~따마나 까고~' 라는 후렴구를 듣는 순간 웃음이 나면서 귀를 쫑긋하게 한다. 세상이 몰라준다고 불평하고 피해망상에 빠져 남탓이나 하는 이들을 조롱하는듯한 가사 부분에 이어 나오는 영어 가사는 반대로 다소 무겁다. '숨지 말고 당당하게. 뜨거운것, 불에 타는것, 그 눈부신 고통을 온몸으로 느껴봐. 두려워하지 말고 어둡고 더러운 곳으로 깊숙히, 더 깊숙히 발을 디뎌봐. 그것들마져 사랑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익살맞게. 'Bagagee Viphex 13'의 마지막 oi~ 가 곡을 처음부터 다시 듣고 싶어지게 만든다. 4. 항상 좋을 순 없잖아 (작사: 원종희 / 작곡: 원종희 / 편곡: 럭스) 럭스의 가장 대표적인 곡들 (지금부터 끝까지 / 전진 / 우리는 한마음 / 언제나 이자리에서 등)은 한결같이 청자들에게 알 수 없는 힘을 준다. 나를 향해 부르는것이 아닐것 같지만 은근히 듣고 있자면 힘이 되는 노래들. 예전 원종희의 인터뷰에서 '신촌의 오거리에서 떡볶이를 파는 아주머니의 푸짐한 미소를 보고 '지금부터 끝까지' 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는 부분을 읽은적이 있다. 하루 벌어 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지치지 않아, 지금도 이렇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라고 가장 거창한 단어들을 서슴없이 퍼주는 원종희의 인심은 아마도 그에게 오뎅 국물을 양껏 퍼주던 아주머니의 인심과 '정'에 대한 보답이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번 음반에도 역시 그런 얼큰한 오뎅국물 같은 노래가 바로 이 곡이다.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너는 지금이 제일 멋있어. 라고 청자들을 응원해 주는 이번 곡 역시 RUX를 가장 럭스 답게 만들어주는게 아닐까. 5. We're not gonna take it (작사: Daniel Dee Snider / 작곡: Twisted Sister / 편곡: Twisted Sister) 최근 스필버그의 야심작 'Ready Player One'에서 부폐한 시스템을 향한 전장의 시작 씬에서 이 곡이 흘러나왔고, 이 곡을 잘 아는 이들은 (물론 모르는 이들과 함께) 이 장면에서 감동의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펑크를 이야기할때 그린데이나 오프스프링을 이야기 하기 전에 가장 클래식하고 스트레이트한 넘버들을 꼽을때 놓칠 수 없는 곡. 시원한 드럼비트와 기타 사운드 위에서 '우린 더이상 참지 않을꺼야!' 라는 가사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마이클잭슨의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에서 부터 Rage against the machine 의 'Take the power back' 까지, 그리고 지구 반대편 한국 땅에서는 99년의 18크럭에서부터 2018년의 럭스에게 까지 그 큰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6. Because you're young (작사: Cock Sparrer / 작곡: Cock Sparrer / 편곡: Cock Sparrer) 70년대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영국 출신의 4인조 펑크밴드 콕스페러 (Cock Sparrer)는 럭스로부터 꽤나 오래전부터 언급되던 밴드이다. 2004년 '우린 어디로 가는가' 음반에서도 Cock Sparrer의 'England belongs to me'를 '홍대 belongs to me'로 개사하여 스스로가 처해진 환경에 대한 주인의식을 노래했던 것이 이미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이니, 아마 꽤나 오랫동안 이들을 추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대형 기획사들과 돈에 노예가 되어버린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노래하는 'Take em' all'이나 소외된 사회 계층을 응원하며 함께 걷겠다 다짐하는 'We're coming back' 등의 곡들을 커버하기도 했으니 이번에도 럭스의 콕스페러에 대한 존경을 한번 더 보여주는 듯 하다. - 마음이 젊은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커버했다 - 는 원종희의 코멘트는 아마도 그 대상에 본인 스스로도 포함될거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20여분의 짧지만 강력하고 굴직한 이번 럭스의 EP 음반. 마치 번화가 한쪽 골목 깊숙히 위치한 맛집을 마주하며 '이 집 아직 잘 살아 있구나!'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 복잡하게 주문하지 않아도 알아서 휙 하고 던져 주는 국밥을, 단방에 땀 뻘뻘 흘리며 뚝딱 해치우듯 들었다. 앞으로도 이들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한국의 펑크를 지켜주길 기대하며, 혹은 그래도 언제 정규음반 한번 내 주지 않을까 은근슬쩍 기대도 해 본다. -2018 5월 도프 레코드 김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