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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자정부터 새벽 네 시까지 부산의 어느 방에서 담아낸 기록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no. 25, 김일두 특별음반 [Life is Easy] 덤덤하고 투박한 목소리로 마음 속 진심을 노래하는 부산싸나이의 포크 어쩔 수 없는 천재, 김일두 김일두는 1978년에 태어났다. 네 살에 부산으로 이사를 간 이래 현재까지 그곳에 머물며 먹고 마시고 놀고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살고 있다. 10대 시절에는 남포동의 자갈치 시장과 국제 시장을 누비며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동시에 믿음을 갖고 기독학생회에 소속되어 신자의 삶을 살기도 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시장 바닥의 거친 기운과 교회 공회당의 영성이 이후 그의 음악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나이 스물에 록 음악을 처음 접했다. 본인은 그때 접한 게 부동산이었으면 지금쯤 빌딩을 두 세 개 살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워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당대에 유행하던 그런지와 펑크 음악을 많이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듣는 것은 좋은 게 아니라는 곤조를 세게 갖고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밴드를 결성했다가 결국 해체한 것도 그렇게 속이 좁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이 서른을 맞이한다. 그 무렵 레너드 코헨과 자니 캐쉬 같이 뭔가 대단한 게 있어 보이는 형들을 만났다. 특히 자니 캐쉬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갖고 있어 보여 따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을 만큼 좋았다. 하지만 점차 드러나게 되지만, 사실 김일두 스스로도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목소리, 그의 억양, 그리고 그의 언어들. 어쿠스틱 기타 하나를 들고 1인칭으로 자신의 서정과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은 어쨌든 포크지만, 그 결 안에서 번번이 파장을 일으키는 야성은 펑크의 그것이다. 2011년 다른 싱어송라이터 하헌진과 함께 스플릿 앨범 [34:03]을 발표하고 이어 이듬해 EP [문제없어요]를 발표한다. 다른 노래도 모두 좋았지만 특히 EP의 타이틀곡 ‘문제없어요’는 희대의 발라드곡이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노래다. 그리고 2013년에는 1집 [곱고 맑은 영혼]을 발표한다. 2010년에 아는 사람만 알게 내놓았던 [난 어쩔 수 없는 천재에요]의 새로운 마스터링 버전과 그것을 다시 부르고 신곡을 더한 노래들이 함께 들어있는 독특한 구성의 앨범이었다. 이 앨범을 통해 그는 자신이 부산 중구의 천재라는 어쩔 수 없이 입증하게 됐다. (혹은 입증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2015년, 김일두는 두 번째 정규 앨범 [달과 별의 영혼]을 발표했다. 나이 서른 여덟이 먹은 시점이었고, 원하는 것은 좀 더 솔직해지는 것이고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뭔가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싶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만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그렇게 그의 첫 번째 소설(혹은 에세이) ‘부적격자’가 출간되었고, 2016년 특별 음반이라는 타이틀의 [Life is Easy]를 출간하게 되었다. 자정부터 새벽 네 시까지 부산의 어느 방에서 담아낸 기록 김일두 특별음반 [Life is Easy] 대부분의 음악인은 음반을 내고 나면 그 순간부터 손을 놓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음반을 내기까지 겪은 소위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김일두는 꽤나 성실한 음악인이다. 1집이 나오자마자 2집에 실릴 노래들을 만들었고, 그 2집이 나온 지 아직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다시 10트랙으로 빼곡한 음반을 내고 있는 걸 보면 충분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작년 5월, 2집 [달과 별의 영혼]을 내놓은 직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형태에서 벗어나 오로지 마음 가는 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업이었다. 3집이 아니라 ‘특별음반’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이유다.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해 보는 게 바로 원했던 바였고, 그래서 카세트테이프 녹음기를 꺼내 거기다 녹음을 시작했다. 그래도 이왕 할 거면 옆에서 응원해주고 도움을 주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 공연을 하기로 했던 상수동 ‘제비다방’의 친구에게 연락했다. 마침 제비다방에서는 (구)’긴가민가레코드’(현 ‘CTR싸운드’)라는 레이블을 운영하기도 했던 차, 거기서 함께 하는 양군과 황현우가 도움을 주기로 나섰다. 도움은 받고 싶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서울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던 김일두를 오히려 두 친구가 그렇다면 부산으로 가겠다면서 도리어 발벗고 나섰다. 그래서 김일두가 살던 동네, 그가 자주 놀던 친한 동생의 집이 녹음 장소로 정해졌다. 좋은 기억이 많았던 장소인데 그 동생이 다른 곳으로 이사가게 되면서 앞으로는 영영 가기 힘든 곳이 될 것 같았고, 그렇다면 이번 음반을 통해 그 기억을 남겨두고 싶었다. 바로 그 곳에서, 술 한 잔 나누면서 편하게 얘기 나누다가 얼렁뚱땅 녹음이 시작되었다. 그때가 밤 12시. 그리고 새벽 4시에 모든 녹음이 끝났다. 여기까지 아무런 억지도 계획도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유쾌하고 즐겁게 진행됐다. 김일두 노래에 담긴 깊은 슬픔을 생각해보면 역설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가 원했던 바대로 오로지 즐겁게 진행이 됐다. 그렇게 카세트테이프에다 받아 온 음원을 황현우가 디지털로 옮겨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 트럭 지나가는 소리를 비롯한 현장음과 소음들, 그리고 음정이 엇나간 부분들과 김일두의 숨소리 등이 수정되지 않은 채로 담겨 있던 것은 바로 그 공간을 담아내고 싶었던 의도에 의한 것이다. 어쩌면 이 음반의 성격은 라이브 음반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날 것의 김일두다. 하긴 김일두가 언제 익힌 물건이었던 것이 아니지만, 이번 것은 보다 생생하다. 그래서 자신의 밴드 ‘지니어스’에서는 강렬한 펑크의 밴드 사운드로 들려줬던 ‘여든 여덟’이 여기서는 발라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바닷가 숙박업소에 혼자 앉아서 근사한 노래를 기대하고 있는 한 남자를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왼 어깨’, 음반의 제목을 주기도 한 노래이자 사는 게 쉽다는, 아마도 자기보다 쉽게 사는 사람은 드물 거라는 생각으로 만든 노래‘Life is Easy’ 역시 바로 김일두의 그 것이다. 그렇다면 타이틀곡인 ‘마모’의 사랑 고백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냉수 하나를 떠놓고 첫 밤을 보내던 역사의 장면을 기억에서 끌어내서 쓰여진 노래는 두 트랙에 걸쳐 더 할 나위 없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즉흥적인 느낌으로 진행하다 보니 음반의 일부는 같은 노래를 그 순간의 느낌으로 전혀 다르게 불러서 싣게 되었다. 그렇게 ‘Life is Easy’는 3번과 4번 트랙, ‘마모’는 5번과 6번 트랙으로 두 번에 걸쳐 실리게 되었다. 특히 보너스 트랙까지 합하면 ‘마모’는 이번 음반에서 총 3번에 걸쳐서 들을 수 있으니, 이 곡에 대한 김일두의 개인적인 애정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25번째 작품이다. 붕가붕가레코드와 씨티알 사운드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작사/작곡/편곡 그리고 노래와 연주 모두 김일두가 직접 했다. 녹음은 윤선중의 부산 집 2층에서 씨티알 사운드의 양군과 황현우에 의해 이뤄졌다. 믹싱과 마스터링은 황현우. 표지의 사진은 임소영, 속지의 사진은 윤선중. 디자인은 차푸름이 맡았다. CD는 미러볼뮤직, 디지털 음원은 포크라노스가 유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