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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록과 그 틀을 넘는 도전으로 자신만의 다채로움을 구축해 온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방경호의 1년 3개월만의 새 앨범 ‘혼돈(CHAOS)’ 방경호는 지난 27년간 대한민국 록 음악 씬에서 꾸준히 자신만의 존재감을 지켜온 뮤지션이었다. 1991년 밴드 클럽(The Club)을 통해 음악계에 처음 발을 디딘 그는 기타리스트이자 송라이터로서 소찬휘, 김바다 등 여러 유명 뮤지션들의 곡 작업을 했다. 또한 1995년 네버랜드(Neverland), 1998년 리처(Lecher), 그리고 그가 보컬까지 담당했던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밴드 제이워커(The Jaywalker)까지 ‘록’이라는 하나의 뿌리 아래에서 다양한 장르들을 폭넓게 수용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제이워커의 (현재까지의) 마지막 작품 [Hands Are Tied](2013) 이후 방경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더욱 확장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먼저 그는 1990년대 말 첫 미국 유학 때부터 공부했던 재즈/퓨전 음악에 대한 욕구를 2014년 다시 미국에 건너가 본격적으로 구현해 낸 첫 솔로앨범 [This Journey of Mine](2015)을 통해 그간 그의 음악을 기억했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강렬함과 드라이빙감을 넘어서 보다 섬세하고 작은 감정들을 끌어내는 그의 기타 연주가 한 단계 성숙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 뒤에 공개된 두 번째 솔로 앨범 [Unnamed Road](2016)을 통해서는 뮤지션 방경호의 ‘팝/록 종합 선물 세트’로서 보다 원숙해진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는 어떤 장르를 표현하건, 어떤 사운드를 구사하건 그건 바로 뮤지션 방경호 그 자체의 음악으로 수렴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이 음반은 증명해냈다. 다시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 2018년 벽두에 방경호는 신곡 ‘혼돈(CHAOS)’를 들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이 곡의 메시지에 대해 방경호는 ‘삶의 한가운데서 오는 인간의 좌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곡은 단순히 노래 주제 속 ‘혼돈’을 막연한 어두움과 난해함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제이워커 시대부터 그가 추구해온 기타 리듬과 전자음의 어두운 분위기가 한 데 어우러져 강렬한 그루브를 담는 방향으로 완성되었다. 마치 한 편의 ‘Dark Groove Party’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곡의 리듬감에 빠르게 빠져든다. 일단 과감한 이펙터의 활용으로 왜곡되는 기타 연주를 받쳐주는 리드믹한 베이스가 곡의 서두를 열면, 때로는 비장하게, 다채롭게 자신의 보컬을 변화시켜 ‘목소리 연기’를 펼치는 방경호의 원숙함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인더스트리얼(Industrial)과 헤비메탈이 뒤섞여 강렬함을 전하는 후렴 파트가 이어지고, 몽환적인 신시사이저가 안겨주는 브레이크 타임에 이어 다시 헤비한 마무리까지 빠르게 질주한다. 4분도 안 되는 러닝 타임 속에 담긴 이 곡의 드라마틱함은 그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매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 준다. 방경호의 신곡 ‘혼돈(CHAOS)’는 그가 제이워커 이후 더욱 자신의 사운드를 확장해온 과정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가 지난 긴 세월 보여준 록의 에너지의 핵심에도 함께 닿아있다. 2018년 1월, 그가 초대하는 어둡지만 그루브 가득한 파티 속에 우리 모두 동참하여 새해를 맞았어도 여전히 우리 삶을 괴롭히는 마음 속 ‘혼돈’을 함께 털어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김성환(Music Journalist – Ultimate Rock Magazine ‘Paran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