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가 여전히 사랑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그린 노래다. 바쁘게 살아가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항상 제자리 걸음을 하듯 그리움이라는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그렇게 살며 그리워하다 우연히 스치듯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묘한 인연 안에 또 다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안타까운 인연이 반복되고, 이를 한번씩 맞물리지만 그대로 머무르지 못한 체 다시 스쳐 지나가야 하는 시계바늘에 비유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는 그녀가 그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스치기만 할 뿐 머무르지 못하는 인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끊임 없이 돌고 돌아 스쳐 지나기만 하는 시계바늘에 비유한 가사가 무척 인상적이다. 반복되는 그리움, 살면서 서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현실, 그리고 닮은 사람을 보면 가슴이 덜컹하는 사랑이라는 트라우마를 겪는 두 남녀 주인공의 절규가 애절하다 못해 처절한 노래다. 특히 노래의 시작과 마지막을 동일한 멜로디 라인과 가사를 남녀가 각각 부르며 서로가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는 암시는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감성의 끝을 보여주듯 노래하는 실력파 뮤지컬배우 김려원이 피쳐링에 가세하며 이 곡의 주인공들이 느끼고 있을 법한 처절함과 내재된 혼돈을 잘 표현 해냈다. 그녀의 보컬이 슬리핑포엣 (Sleepingpoet) 특유의 발라드 감성과 그의 작품에 훌륭하게 접목되며 본 곡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의 강도를 레벨 업 시켰다. 슬리핑포엣의 “두 개의 시계바늘”은 한동안 가요계에 부재했던 혼성듀엣의 계보를 이을 곡으로 평가되며 오랜 기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