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이 돋보이는 영화로22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설경구 라는 선 굵은 연기자와 박해일이라는 섬세한 배우 사이에서 음악은 조심스럽게 제 자리를 찾았다. 현악기와 목관, 만돌린과 기타 등 어쿠스틱한 악기편성에 서정적인 멜로디와 정통적인 작법을 통해 스스로 돋보이기보다는 드라마의 감정선을 돕는 데에서 자기의 역할을 찾고 있다. 첫 두 트랙인 '나의 독재자'와 '누가 나의 이름을 아는가'는 이 앨범의 가장 아름다운 두 곡이다. 클래식 기타와 오보에의 단순하면서 서정적인 멜로디가 매력인 ‘나의 독재자’, 바이올린의 단선율로 시작해 느릿한 발걸음으로 클라이막스를 향해 나아가는 다소 고전적인 '누가 나의 이름을 아는가' 는 세월의 질곡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긍정하는 아들의 시선, 아버지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곡이다. <나의 독재자>의 영화 음악은 <26년>을 통해 한차례 협업의 경험이 있는 이진희, 김홍집 두 음악감독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김홍집 음악감독은 이해준 감독의 전작 <천하장사마돈나>와 <김씨표류기>를, 이진희 음악감독은 <이층의 악당>과 <내 아내의 모든 것>를 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