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와 '백퍼센트' 등 수많은 아이돌의 보컬트레이너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구현이 섬세하게 표현한 추락하는 마음 [Falling Down] “우울하네요.” 앨범소개를 부탁받고 아직 나오지 않은 이 음악을 듣자마자 뱉은 말이었다. 너무 간단한 표현인가,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일단 즉각적으로 드는 생각을 말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에 냈던 'Love Me'와 ‘고백하려 만든 노래 (Feat. 상훈)’에서 구현이형이 주었던 느낌과는 무척이나 상이해서, 그 상이함에 대한 놀라움이 이 표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좀 더 다각적으로 표현했어야 했나하는 후회가 지금도 조금 있지만 그 부분은 이 글에 담는 게 맞는 것 같아 그 이후 열심히 이 앨범을 들었다. 계속 듣고 나니 갸우뚱했던 고개가 조금씩 끄덕여졌다. 처음 형의 싱글이 나왔을 때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 형이 이런 면이 있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만났을 때의 느낌과는 곡의 느낌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물론 내가 이 사람의 모든 면을 보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형의 모습은 조용하고 차분한,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어눌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따금씩 우울한 표정을 비칠 때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노래는 형을 만났을 때 느낌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들으면 들을수록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Falling Down'에서 가사의 단어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꾹꾹 눌러 썼는지가 느껴진다. 그건 아마 생각이 많은 편인 형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보컬에서는 계속해서 절제하며 그 단어들을 담아낸다. 그 모습 또한 평소의 형과 닮아 있다. 한없이 추락하는 마음을 계속 참아내며 뱉어내는 모습이 좀 더 이 곡을 위태롭고 가엽게 느끼게 한다. 반면 ‘안녕하길’에서는 랩퍼 유현이 곡을 이끌어 가는데 그의 표현은 좀 더 직선적이다. 그와 상반되게 구현이형은 ‘Falling Down'에서의 보컬보다 좀 더 절제하며 불러내 감정의 간극을 더 분명히 했다. 원래는 같은 곡이었던 이 두 곡은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다가 무언가 틀어져서 템포가 느려진 상태에서 랩을 짜게 되었는데 그게 너무 맘에 들어서 다른 템포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분명 두 곡이 템포만 다를 뿐인데도 표현의 간격 때문에 전혀 다른 곡으로 들리게 한다. 이 음악을 듣고, 이 글을 쓰고 난 후 드는 생각은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는 것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을 좀 더 담아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본분이자 크나큰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큰 용기가 필요하다. 표현에 조심스러운 사람이면 더욱이 용기내기가 어렵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의 친한 동생으로서 그의 이번 행보가 무척이나 고맙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기대와 함께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