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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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에코브릿지 미니앨범 [Spring Goes By] All for One, One for All 토탈 뮤지션이 그리는 12분의 봄 아이돌 광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오디션 출신 보컬리스트들이 자리했다. 바야흐로 가창의 시대... 얼핏 보면 오디션들로 인해 우리 가요계가 풍성해 진 듯 보이지만 잃은 것도 많다. 작편곡 능력과 연주력을 겸비한 천재형 싱어송라이터들의 활동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곡과 노래와 연주가 하나의 합을 만들어 내는 완성형 음악이 귀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봄의 끝자락에 선보이는 에코브릿지의 신보 [Spring Goes By]는 그런 점에서 더욱 반갑다. 노래, 작사, 작곡은 물론 정상급 건반 연주력과 악기별 편곡 능력, 거기에 곡과 앨범 전체를 주무를 수 있는 디렉팅 능력까지 겸비한 에코브릿지. ‘토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의 앨범에는 ‘노래’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완성도와 세련미가 담겨있다. 빠르지 않은 흥겨움, 격하지 않은 뭉클함 에코브릿지는 이번 앨범을 통해 초기 스타일로의 회귀를 선택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음악의 세련미는 더하되, 처음 음악을 할 때 가졌던 감성들을 다시 살려냄으로써 뮤지션 에코브릿지의 본질에 가까운 정체성을 다시 음악으로 구현해 내었다. 포크의 산뜻함, R&B의 유연함, 퓨전 재즈의 그루브함이 어우러져 있으며, 악기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기여하는 유기적 사운드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All For One, One For All’이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이유다. 모든 악기는 에코브릿지 한 사람을 위해 소리를 내고, 에코브릿지는 모든 악기 파트를 이끌며 음악의 합을 만들어 낸다. 빠르지 않지만 흥겹고, 격하지 않지만 뭉클할 수 있는 음악은 이처럼 소리들의 유기적 조화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 앨범의 유기적인 특징은 각 트랙간의 연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앨범 안에 담긴 4 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마치 12분짜리 한 곡을 듣는 듯한 특별함을 전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소리의 연결 뿐 아니라, 봄을 매개로 한 감성의 배치까지 생각한다면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이어서 들어보는 것이 이번 앨범의 감상 포인트가 될 듯하다. 20곡 중 앨범 구성에 맞춰 선별한 4 Tracks 싱어송라이터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자신이 그리는 앨범 컨셉에 맞게 곡을 만들고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앨범을 위해 20여 곡을 만든 뒤 앨범의 특성에 맞게 선별해서 4곡을 수록했다는 에코브릿지. 이미 만들어 놓은 나머지 16곡이 어떤 컨셉으로 짜여져 다음 앨범으로 선을 보일지도 미리 기대된다. [Spring Goes By]라는 앨범 타이틀처럼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곡 컨셉은 짧게 스쳐가는 봄에 대한 아쉬움. 봄과 사랑의 속성과 감정을 비교하며 전개해 나가는 12분 동안 봄의 설렘과 야속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가을이 아프다’에 이어 늦봄을 대표하는 에코브릿지의 또 하나의 시즌송이 나올지도 지켜볼만한 대목이다. 첫 곡인 ‘Spring Goes By’는 1집에 수록된 ‘Piano Riding’과 비슷한 컨셉의 연주곡으로 피아노 리프가 하나씩 쌓여가며 곡이 완성된다. 봄의 설렘을 느낄 수 있는 통통 튀면서도 감성적인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두 번째 곡 ‘어느 날 문득’에도 첫 곡의 통통 튀는 봄의 설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피아노 주법이 전체적인 리듬을 이끌고 있는 곡으로 후반부에 악기들이 버닝되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연주 또한 인상적이다. 늦은 봄날, 어느 날 문득 생각난 헤어진 연인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가사 중간에 나오는 ‘계절이 두 번 쯤 바뀐 것 같은데’라는 부분은 이전 앨범인 [Fall-ache]와 이번 앨범이 연장선상에 있음을 암시한다고... 세 번째 곡 ‘너는 봄처럼’은 ‘어느 날 문득’과 한 곡처럼 연결된다. 이전 곡 후반부의 기타 리프를 그대로 이어 곡의 문을 여는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사운드가 이어지듯 가사의 내용 또한 ‘어느 날 문득’과 비슷한 맥락에서 전개된다. 기분 좋게 왔다 금방 지나가버리는 봄과 헤어진 여인을 비교하고 있다. 마지막 트랙 ‘너 때문이야’는 리드미컬한 곡 전개가 특징이다. 모든 악기들이 8비트의 심플한 리듬을 타이트하게 연주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며, 보컬은 리듬에 살짝 얹어 놓은 것처럼 유쾌하게 소화했다. 혼자 좋아하게 된 상대방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너 때문이다’라며 역설적인 표현으로 구애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