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 속에 변치 않는 추억을 위로하는 노래 [동창회] 루피너스의 음악은 늘 한결같다. 따뜻한 멜로디에 시적이고 부드러운 가사. 언제나 친절하고 온화한 그의 성품이 음악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다. 다른 프로듀서형 아티스트들이 그렇듯 루피너스 역시 그동안 유명 연주자의 악기나 객원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본인의 곡을 발표해왔는데 그가 [동창회]의 데모를 들려주었을 때, 나는 이 곡을 꼭 본인이 직접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곡가 본인이 많은 망설임 끝에 오랜만에 나간 동창회의 따뜻한 느낌을 끌어안고 만든 노래인 만큼 그날의 감성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의 바람대로 이 곡은 원작자의 성품만큼이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완성이 되었고, 나는 곡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이 글을 쓰면서 노래의 가사를 곱씹어 본다. 삶은 이어지고, 우리는 계속해서 고단하고 외로울 테지만 당신과 함께 했던 그 시간 덕분에 웃을 수 있다는 그 고백이 얼마나 귀한가. 이 면을 빌어 작곡가의 곡 소개를 함께 전한다. “여러 번 고민 끝에 나가게 된 동창회. 다들 어떻게 변했을까,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진 않을까, 토라지고 연락이 끊겼던 그 녀석은 나왔을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등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을 안고 모임에 들어선 순간,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으로 어른 옷을 입고 있는 아이들을 만난다. 변한 얼굴과 익숙한 옷차림에 세월의 페이지를 느껴보지만 변함없는 웃음소리와 이야기들로 우리는 추억이 된다.”